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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뒤집어보기14시골 생활비에 대한 조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7-12 16:50:11
조회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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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듯한 농가살림 유지하려면 절약·재활용하는 습관 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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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살이를 꿈꾸는 도시민의 걱정거리 중 하나가 ‘한달에 생활비가 얼마나 들고 수입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논밭농사가 별로 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을 무수히 들었기에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속 깊은 불안감이 자리하는 것 같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라서 귀농 초부터 되도록 아끼고 덜 쓰고 얻거나 서로 빌려쓰는 걸 원칙으로 했다. 부부간에도 결혼 전부터 생필품 외에 10만원 이상을 지출할 때는 서로 동의를 구하도록 해서 충동구매나 낭비를 예방했다.

 그럼에도 농사 첫해에 호미·낫을 비롯한 농기구와 자재값이 만만찮게 들었고, 수입은 생각보다 적어서 연금보험과 아이를 낳기 전부터 가입한 교육보험 등을 해약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농사짓는 틈틈이 다른 농가에서 품을 팔고 잡지에 기고도 하며 부족한 생활비를 보탰다.

 특히 상대적으로 큰 돈이 되는 차량과 경운기·관리기 등 농기계는 중고로 사거나 낡아서 방치된 것을 얻어와 고쳐 사용했다. 하늘이 노래지도록 경운기의 크랭크 핸들을 돌려야 겨우 시동이 걸렸던 기억이 새롭다. 70만원을 주고 산 중고 더블캡 트럭도 정비공장에 얼마나 자주 갔는지 모른다.

 덕분에 차량과 농기계의 기본 정비와 오일류를 손수 교환할 수 있었다. 또 차고와 농기계고를 지어 눈비를 맞히지 않고, 중고 농기계를 사면 꼼꼼히 세척한 후에 방청·마감 페인트를 두번 칠해 작동 부위에 수시로 윤활유를 발라 수명을 최대한 늘려 썼다. 특히 농작업철이 일시에 몰려 연간 사용시간이 적은 이앙기와 콤바인은 중고를 공동구매함으로써 지출을 억제했다. 따라서 5대의 농기계를 모두 보유했을 때도 이웃집 트랙터 구입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다. 이는 생활용품도 마찬가지였다. 아이들에게 꼭 필요했던 피아노는 가족여행을 겸해 갔던 부산에서 사왔고, 그밖에 값이 좀 나가는 것들도 비슷한 방법으로 구했다. 꼭 필요한 용품들은 서두르지 않고 충분히 인터넷 검색을 해 이른바 가성비가 최고인 것들을 골라 구매하는 식이었다.

 부모가 이렇다보니 아이들도 닮아가는지 한창 꾸미고 싶은 대학생임에도 고급품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진작에 ‘대학 입학 이후 드는 돈은 전부 갚아야 할 빚’으로 합의한 결과 두 아이는 다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한다. 그래서 방학 때는 다음 학기의 생활비를 버느라 여념이 없다. 무엇보다 대학도 학비가 적은 국립대를 택해 부모의 걱정을 덜어줬을 뿐 아니라 학업에도 소홀하지 않아 아이들의 미래는 걱정이 없다.

 아직까지 한번도 새차를 산 적이 없고, 부부의 별명이 ‘재활용의 귀재’일 정도로 집 안팎에 중고품이 넘쳐나지만 환경에 부담을 주는 신상품에 대한 갈망 같은 건 없다. 그 결과 빚 또한 없다. 어떤 이들은 “아이들에게 너무하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강제가 아닌 합의여서 사소한 불만도 듣지 못했다. 대신에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공부하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학습도, 진로도 모든 것은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

 농사에 매진했던 56년 전까지 도시인들이 한달 수입을 물으면 ‘돈도 없지만 돈 쓸 시간도 없다’라며 버릇처럼 대답했듯이 우리 부부의 생활은 역동적이었다. 여행이나 휴식보다는 귀농 후배들에게 시골살이를 안내하거나 도움을 주는 데 무게중심을 두니 해마다 멘토링이나 인턴 신청 등이 이어져 결과적으로 농가 살림에도 적지 않은 보탬이 됐다.

 결국 도시든 시골이든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결이 달라진다. 시류에 따라 남들 하는 대로 가면 내 삶의 폭과 높이는 딱 그만큼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또 일이 잘 안되면 으레 사회와 구조 탓으로 돌리기도 쉽다. 지금 농업·농촌이 어려워진 상당한 사유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바가 크지만, 긴 호흡으로 시선을 조금 바꾸면 틈새와 나름의 해법이 보이기 마련이다.

 그간 우리 부부는 절약과 재활용이라는 두가지 전략에 돈을 쓰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을 강인하게 키우는 방식으로 농가 살림을 꾸려왔다. 그리고 결론을 말하기에는 이른감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지극히 유효했다고자부한다.

 이환의<홍성귀농귀촌지원센터장>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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